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일상으로 자리잡은 시대, 이 플랫폼에서 사랑을 키워가고 이별하는 남녀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 ‘좋아해줘’(2월18일 개봉)가 언론시사를 통해 로그인했다. 관람 포인트 셋.

 

 

 

 

첫째. 시대 반영 로맨스영화 계보

생면부지의 남녀가 PC통신을 통해 사랑에 빠지는 ‘접속’, 2년의 시간차를 두고 살아가는 남녀가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탐닉하는 ‘시월애’, 과거의 여자와 미래의 남자가 무전기로 교신하며 사랑을 싹틔우는 ‘동감’까지 수작 로맨스 영화에는 각 시대를 반영하는 오브제가 등장한다.

‘좋아해줘’는 SNS와 나홀로 족이라는 현실을 태그한다. 영화 속 싱글(노처녀 실연남 미혼모 이혼남 모태솔로)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멘션과 댓글, 사진 등으로 드러내며 사랑을 발전시켜 간다. 상대의 타임라인 탐색은 ‘보고 싶다’란 마음의 표현이며, 꾸~욱 누르는 ‘좋아요’는 설렘의 반영이다.

 

 

 

 

둘째. 한국판 ‘러브 액츄얼리’

영국 워킹타이틀의 ‘러브 액츄얼리’는 크리스마스 런던을 무대로 소년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남녀 주인공 19명의 러브스토리를 담아내 로맨스 옴니버스 영화 대표작으로 추앙받고 있다. ‘좋아해줘’는 세 커플, 6명 남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박현진 감독은 각각의 에피소드와 등장인물을 작위적으로 엮지 않고 독립된 이야기로 섬세하게 끌고 간다. 개별 에피소드는 사랑과 우정 사이, 출생의 비밀, 밀당과 같이 뻔할 법한 이야기들이나 SNS라는 공통의 소재를 효과적으로 녹여내며 영화가 함축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그리고 관객과 너끈히 공유한다.

 

 

 

 

셋째. 역대급 캐스팅의 맞춤형 연기

기 센 드라마 작가 조경아(이미연)와 허세 작렬 한류스타 노진우(유아인), 오지랖 넓은 셰프 정성찬(김주혁)과 어리바리한 노처녀 스튜어디스 함주란(최지우), 순수한 모태솔로 작곡가 이수호(강하늘)와 연애 고수인 드라마 PD 장나연(이솜)이 극을 이끌어 간다.

중견 이미연 최지우 김주혁과 신선도 지수 높은 유아인 강하늘 이솜의 앙상블은 균형감이 좋다. 깐깐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이미연은 다시금 진가를 드러내며 유아인은 ‘베테랑’ 조태오의 착한 변주로 보일 만큼 매력적으로 캐릭터를 소화한다. 김주혁 최지우는 코믹한 양념을 주거니 받거니 톡톡 뿌린다. ‘마담뺑덕’의 헤로인 이솜은 비로소 맞는 옷을 입은 듯 날개를 편다. 배우들은 스포츠 종목 단체전에 나온 선수들처럼 적재적소에서 자기 역할을 정교하게 완수한다.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