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니쉬 걸'이 오는 18일 개봉을 앞둔 가운데 배우 에디 레드메인이 세계 최초로 성전환을 한 덴마크 화가 릴리 엘베를 연기해 화제다. 스크린에서 성 역할의 제한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몸소 보여준 몇몇 배우들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영화 속 다른 성(性)을 연기한 배우들은 누가 있을까.

 

 

힐러리 스웽크 / '소년은 울지 않는다'(1999)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과거 텍사스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 만연해있던 소수성애자들의 강렬한 아픔을 흡수하고 있는 영화다. 이 영화에서 힐러리 스웽크는 남자가 되고 싶어하는 십대를 연기했다. 잘못된 성을 갖고 태어난 역할이라 남장과 더불어 남성스러운 제스쳐나 말투가 요구됐으나 힐러리 스웽크는 여자들의 가슴이 설렐만큼 아주 능청스럽게 잘 소화해냈다. 특히 비극을 맞닥트린 소수성애자의 말로 또한 훌륭하게 표현해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쥘 수 있었다.

 

 

존 카메론 미첼 / '헤드윅'(2000)

'헤드윅'은 유쾌하고 화려해보이나 페이소스가 매우 짙은 영화로, 개봉한지 16년이 넘도록 열렬한 지지를 받아왔다. 남자들의 '터치'로 인해 남자가 아닌 여자로서의 삶을 살게 된 주인공 한센. 호모 또는 여장남자 락가수들을 보며 여자로서의 자신을 합리화시키지만 결국 모순임을 깨닫고,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인 남자로 다시 태어난다. 한센은 존 카메론 밋첼의 열연이 뒷받침 하고 있었기에 존재할 수 있었으며, 현재 뮤지컬 업계에서도 많은 팬들을 보유한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케이트 블란쳇 / '아임 낫 데어'(2008)

호화로운 캐스팅을 자랑하는 영화 '아임 낫 데어'. 케이트 블란쳇은 밥 딜런의 서로 다른 7가지 자아 중 음악적 변신으로 비난 받는 뮤지션 주드 역할을 맡아 남장을 불사하는 연기를 선보였다. 남성을 연기하기 위해 많이 웃고, 담배도 많이 피우고, 손에 잡히는 모든 것들을 들었고, 가슴을 붕대로 감은 채 빛으로 걸어나갔다는 케이트 블란쳇. 그의 연기는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렬한 아이콘인 밥 딜런의 자유로움을 그대로 실현했으며, 성별마저 무관하게 기용할 수 있는 배우의 이미지를 이룩할 수 있었다.

 

 

 

자레드 레토 /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2014)

자레드 레토는 출연하는 작품마다 이미지 변신이 커다란 걸로 유명한 배우.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선 에이즈에 걸려 죽어가는 트렌스젠더를 연기했다. 자레드 레토는 영화 초반에 등장해 극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 짙은 쌍꺼풀과 호리호리한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여성성을 극대화시켜 마치 사랑에 빠진 것 같은 여자의 모습을 연기했다. 자레드 레토가 연기한 부서질듯 연약한 아름다움은 세계의 극찬을 받았으며, 결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에디 레드메인 / '대니쉬 걸'(2015)

에디 레드메인은 덴마크의 화가 '에이나르  베게너'의 일대기를 담은 '대니쉬 걸'에서 성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결국 성전환을 하게 되는 남성의 인생을 연기해 화제를 몰았다. 영화 '대니쉬 걸'은 결혼을 하고 번듯이 가정까지 꾸리고 있었던 베게너가 본질적인 성정체성을 깨닫기까지의 과정이 아주 섬세하게 그려져있다. 한편 해당 역할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된 에디 레드메인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같은 배우들과 각축을 벌일 예정. 과연 에디 레드메인이 두번째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게 될지가 관건이다.

 

 

인턴 에디터 이유나 misskendrick@slist.kr

사진 출처 :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 '헤드윅' '아임낫데어' '달라스바이어스클럽' '대니쉬 걸' 스틸컷 이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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