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영이 KBS ‘전국노래자랑’ 하차 통보를 받았다. 지난 2022년 10월 김신영 MC 체제의 ‘전국노래자랑’ 첫 방송 이후 약 17개월만의 일이다.

4일 오전 김신영의 소속사 씨제스 스튜디오 측은 “제작진이 MC 교체 통보를 받고 당황하여 연락이 왔고, 지난 주 마지막 녹화 관련 통보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마지막 녹화 시점이 3월 9일, 김신영의 하차 통보는 2주 전에 이루어진 셈이다. 언뜻 제작진이 MC를 일방적으로 교체하는 것 같지만, 제작진 역시 MC 교체 ‘통보’를 받았다. MC 교체 배경이 어찌됐든 제작진, 출연진 그리고 시청자마저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일방적인 행보다.

김신영의 ‘전국노래자랑’ MC 합류는 개인적으로는 큰 결심일 수밖에 없었다. 전임 MC에 대한 국민적인 애정도가 높았던 데다, 말 그대로 전연령대를 아우르는 ‘전국노래자랑’라 MC 자리에 대한 부담이 컸다. 그럼에도 김신영은 적극적으로 프로그램 홍보 등에 응하며 책임을 다했다. 시청률 역시 최근에는 5~6%대로 오르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던 데다, 프로그램 부진을 전적으로 MC에게 전가하기에는 이전과 달라진 미디어 환경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KBS는 최근 예능부터 시사교양까지 갑작스러운 종영으로 내외부적인 혼란을 드러내고 있다. “자기 혁신이 선행되면 KBS를 향한 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것이고, 국민이 KBS의 필요성에 공감하면 재정 위기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던 박민 사장의 KBS는 오히려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월에는 ‘역사저널 그날’이 시즌을 마무리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5월 중 방송 재개를 공지했지만, 이전에 시청자에게 전혀 언질이 없었던 터라 일부에서 프로그램 종영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보다 앞서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 마니아 층이 두터웠던 ‘홍김동전’이 폐지 수순을 밟았고, 2018년부터 안방을 지켜온 ‘옥탑방의 문제아들’도 종영했다. 물론 이 배경에는 수신료 분리 징수로 인한 재정 악화에 따른 수익성 재고라는 계산도 있지만, 시청자의 목소리는 철저히 배제됐다.

‘공정과 혁신’을 내세운 KBS는 공정하게 시청자, 제작진, 출연진 모두를 무시하고 있는건 아닐까.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했던 KBS가 내세우고 있는 ‘혁신’이 정말 시청자의 신뢰 회복이라는 방향성으로 가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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