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저격일까, 시청자의 알 권리 해소일까. KBS가 ‘전국노래자랑’ MC 교체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일방적인 MC 하차 통보 이후 악화된 여론을 해소하기 위한 해명같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특정 방송인에 대한 ‘공개저격’으로까지 느껴진다.

사진=KBS 제공
사진=KBS 제공

지난 7일 KBS ‘전국노래자랑’ 측이 김신영 하차 관련 시청자 청원에 대한 답변을 내놨다.  “1년 5개월 동안 프로그램을 위해 헌신하며 최선을 다했”다는 말로 시작했지만 “프로그램의 화제성 증가와는 달리 시청률은 하락세를 보였고, 시청자 민원을 통해 프로그램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 역시 제기되었습니다”라고 이어지는 글이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2022년 10월 16일부터 2024년 3월3일까지 KBS 시청자 상담실로 접수(전화, 이메일)된 김신영 진행자 관련 시청자 의견 중 불만이 616건, 칭찬이 38건으로 집계”됐다며 ‘전국노래자랑’의 시청률 분석으로까지 이어졌다. 

“그 어떤 MC도 故 송해 님의 빈자리를 당장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고, 시청률 하락이 MC 한 명으로 인한 것임은 결코 아닐 것”이라고 썼지만 전적으로 시청자의 ‘민원 제기’에 대한 책임 소재를 김신영에게 돌리는 모양새다. 

김신영을 ‘전국노래자랑’ MC로 발탁하며 KBS는 그야말로 꽃가마를 태웠다. 당시 CP는 “김신영은 데뷔 20년 차의 베테랑 희극인으로 TV, 라디오뿐 아니라 최근에는 영화계에서도 인정하는 천재 방송인”이라며 “무엇보다 대중들과 함께 하는 무대 경험이 풍부해 새로운 전국노래자랑 MC로서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송해 선생님의 후임이라 어깨가 무겁겠지만 잘해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신영이 보여 줄 새로운 전국노래자랑에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본방송도 전에 김신영을 자사 유튜브에 출연시키는가 하면, 녹화현장 공개를 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1년 5개월 뒤 KBS는 김신영에게 비수를 꽂았다. ‘전국노래자랑’ 기자간담회에서 출연료 관련 질문에 “지금까지도 모른다. 주는 대로 받겠다”라며 강한 애착을 내비치기도 했던 김신영은 지금의 사태를 어떤 기분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한편 후임 MC가 합류하는 ‘전국노래자랑’은 이달 31일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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