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주인’의 주인(서수빈)을 중심으로 한 관계성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바로 모친인 태선(장혜진)이다. 어린이집을 하는 태선을 위해 주인은 기꺼이 집안일을 돕고, 동생을 돌본다. 그리고 태선은 이런 주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실제 서수빈 역시 태선같이 든든한 부모님이 있었다. 연기를 하겠다는 딸을 만류할 법도 했지만, 어릴적부터 딸이 결심한건 무조건 지원을 해준 부모님이었다. 서수빈은 “방과후나 태권도나 춤이나 하고 싶은건 다 시켜주셨거든요. 거실에 앉아서 혼자 뭐하지 이런 고민을 하다 결정을 내린 그 순간 엄마가 왔어요. ‘엄마 나 새로운 꿈이 생겼어, 배우가 될 거야’ 했더니 ‘멋지다’ 하셔서 학원을 바로 등록을 했거든요. (배우가 된다고 해서) 가족 내에서의 우여곡절은 없었던거 같아요. 다만 걱정은 진짜 많이 하셨어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쭉 꿈만 보고 달렸을 것 같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도 만났다. 대학교 진학을 준비하면서부터 연기 학원을 다녔다는 서수빈은 연극영화과 진학에 성공했다. 그는 “(연기를) 체계적으로 배우려고 했는데, (제가) 코로나 학번이예요. 그래서 학교를 못나갔어요. 줌으로만 수업을 계속해서…. 사람과 연기 하는걸 한 2년 정도 쉬다 보니까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러다 다행히도 다시 학교를 나가게 되면서 조금 무대도 한번 서보고 하다가 휴학을 하고 회사를 들어가게 됐어요”라고 전했다.
극중 주인만큼이나 서수빈은 활동적인 성격이었다. 말도 곧잘 하고, 웃음도 많은, 딱 그 나이대의 20대였다. 좋아하는 아이돌이 있냐는 말에 서수빈은 캣츠아이를 언급했다. 또 “제가 춤을 초등학교 때부터 춰서 중학교 때 배우면서 쌓아온 실력으로, 성인이 돼서는 K팝 댄스 강사도 했었어요. 요즘도 연락오시는데 제가 시간이 안나서 못가고 있어요. K팝 1대1 레슨을 하면서 아직도 열심히 추고 있어요”라고 전했다.

팬데믹 시기의 어두운 터널을 잘견딘 덕분이었을까. ‘세계의 주인’ 현장은 좋은 동료와 선배들로 가득했다. 장혜진, 이상희, 고민시 등 선배 배우들의 힘도 컸지만, 극중 학우로 등장하는 배우들도 서수빈의 완주에 크게 한 몫을 했다.
“처음 시나리오 읽었을 때는 (주인의 감정에) 너무나 공감이 많이 갔어요. (그런데)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까 무뎌지기 시작해서 계속 그 감각을 깨우려고 했던거 같아요. 그렇다보니까 이미 수호에 대한 감정이 많은 준비를 한 상태여서, 교복을 입고 김정식 배우가 오면 화가 나더라고요(웃음). 같이 밥 먹으면서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가도 괜히 그랬던 기억이 있는데, 그것도 다 받아줬어요. 그러다 보니까 감정이 진짜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두달동안 감독님이 그걸 다 만들어주셨거든요. 현장에서 나올 수 있게끔. 그게 너무 현장에서 크게 느껴졌어요. 도움을 받았다는게”
배우로서의 소중한 첫걸음을 ‘세계의 주인’과 함께하게 된 서수빈은 영화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졌다고. “영화라는 작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두 눈으로 보면서, 이게 얼마나 기적같은 일인지를 실감했어요. 정말 영화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걸 크게 느낀거 같아요. 원래도 영화를 소중히 보기는 했지만, 더 기쁜 마음으로 봐야하는 예술이라는걸 크게 배웠어요. 또 다정함이 주는 힘도 많이 느꼈어요 감독님을 통해서. 저한테 강요하신 적이 한번도 없거든요. 감독님이라는 어른을 만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저한테는 큰 배움이었어요”
한편 영화 ‘세계의 주인’은 22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19분. 12세 이상 관람가.
